서른과 열여덟

2015. 12. 12. 21:07- Monologue

서른이 보름앞으로 다가왔다.
스물이 되기 2년 전인 열 여덟살에는 그 나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고, 내 인생의 제 1의 황금기라 생각했다.
그 나이가 지니고 있는 고민들이야 다양했겠지만 지금처럼 사는 것, 인생에 대한 것,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것 등의 고차원적인 고민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나름 제일 행복한 시기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살아온 방향, 앞으로 살아갈 방향, 내가 함께할 사람 등등 너무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뇌가 한층 더 깊어져 현재의 행복을 조금 가리워져 있는 듯 해서.



후쿠오카에 3박4일 홀로 여행을 하면서 버스, 지하철, 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가 어른이라 칭하는 사람들은 어느하나 웃는 사람도, 시끄럽게 얘기하는 사람도 없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진 사람들의 예의도 한몫하겠지만 괜히 이방인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을 즈음, 삼삼오오 중학생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여자아이들 남자아이들이 타더니 뭐가 좋은지 서로 얘기하면서 깔깔거리고 하하거리고 호호거린다.



그 모습이 마냥 보기좋아서
아무것도 걱정하지않고 순수하기만 한 저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세계를 막론하고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기에 그 모습에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보였다.
점점 무거워지는 어깨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지만 책임져야 할것같은 괜한 죄책감아닌 죄책감에 모르는 척 살아가는 것도, 그렇게 술로 잊어버리려 살아가는 것도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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