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객관적이다?"

2015. 10. 14. 01:46- Monologue

가끔가다 한단어 한단어 곱씹을때, 그 단어가 갑자기 낯설어지기도 하고, 괴리감이 들기도 하며, 싫어지기도 한다.

오늘의 괴리감의 단어는 "나는 객관적이야" 라는 말.



객관적. 주관적

초중고 10년에 대학 4년까지 14년을 교육을 받아오면서 단 한번도 "객관적, 주관적" 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았거나 배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늘 언제 어디서나 이 단어는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늘 입에 담으면서 생활화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객관적: objective

1.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또는 그런 것. 
2. <철학> 세계나 자연 따위가 주관의 작용과는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또는 그런 것. 


주관적subjective

자기의 견해나 관점을 기초로 하는. 또는 그런 것. 



객관적 이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언어들이 존재한다. 


 수많은 사전에서 다양하게 예문을 제시하고 있는데 "객관적" 이라는 단어 자체를 인간이, 사람이 쓸 수 있는 단어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째서 이 단어에 이렇게 생각하게 된지도 모른채 그냥 이 밤에는 이 단어가 참으로 싫어졌다.




사람이 진실로 "객관적"일수 있는가?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주체적인 인격이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객관적인 견해에 입각하여 얘기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일말의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확신할수 있을까?

그것은 신만 가능한것이 아닐까?

신이 있다고 한들, 정말 신이 있다고 한들, 그 신 또한 주관적이지 않을수가 없을까?

나도 객관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연애상담 또는 인맥관계에 있어 고민상담을 들어줄 때 - 

나의 친구, 지인이라는 명제를 두지 않고 정말 그 사람과 그 사람의 하나의 존재에 대해 입각해서, 정말이지 그 상황에 대해서만 생각하여 조언을 해주곤 했는데, 대부분이 냉정하다하며 독하다 얘길하거나,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서운해했다.

그떄 당시는 난 참 객관적으로 얘기했다 생각했으니, 기본적으로 조언을 해 줄때 "나는 객관적이야"라는 얘기를 먼저 시작하곤 했었다.


스스로도 나는 조언에 있어서 지극히 객관적이라 생각했고 모든것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인 표현으로 대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고 돌이켜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적이며 객관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사회의 통념, 사회상, 이념에 입각한 배운것임에 어필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간은 경험에서 배우는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사회적인 이념을 덧붙여 객관적임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것을,


또한 내가 설사 객관적인 얘기를 했다 한들, 

소설가 이물열 선생님의 한구절을 인용하자면  " 말의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이 온전히 그들 듣는 이들의 주관적 판단에 맡겨지는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내 마음 속의 진실까지도 그들의 해석에 영향받고 있다 "라는 것 때문에 객관적이라는 말 자체가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사회의 인문학자, 철학자, 깨달은 자라고 칭송받는 자들도 진정 객관적이었을까. 라는 고민.

그들은 정말 본인 자신을 저 멀이 제 3자로 두고 상대방들에게 객관적인 견해, 객관적인 조언, 객관적인 마음을 갖고 상대방들을 봐 왔을까.



사람인데.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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