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작용.

2014. 1. 22. 14:21- Monologue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

하루하루 일어나서 밥먹고 일하고 바쁘게 사는 와중에도.

어느 특정한 사물이나 물건을 볼때.

혹은 그 단어가 생각이 날때. 

기억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기억해주길 바라는 사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단어를 상대가 상기하고 볼때마다

나를 기억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연상하고 연상하여 나라는 사람을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랐다.

조용하던 호수에 돌하나 던져 파동을 일으키는 것처럼.

조용하던 맑은 하늘에 번개치는 그 순간처럼.

항상 생각나는 것이 아니더라도, 

'아 맞다!' 라며 쿵. 하니 잊지 않아주길 바라는 어린애처럼.



그런 사람이 있었다. 

나도 그 사람때문에 연상작용을 했고 

나도 다른 사람에게 연상작용을 했다.


어떤 책에서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만날때마다 여자친구의 손을

물수건으로 닦아주었다했다. 항상 반복이 되자 그 여자친구가 물었다.

너는 왜 나를 만날때마다 물수건으로 내 손을 잡고 닦아주느냐고.

남자는 대답했다. 

나도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다고. 나의 전 여자친구가 내 손을 지금의 나처럼

항상 나에게 닦아주었다고. 그때도 나도 너처럼 그여자에게 물었었다고. 

그 여자도 나처럼 대답했다고. 그 여자의 전 남자도 그렇게 했었다고 

그래서 나도 습관이 되어 계속 그렇게 하고 있는거라고.




연상작용과는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러한 상황들이 싫었다.

'안녕'이라는 말을 잘하는 남자가 있었다.

만나서의 '안녕'은 참 듣기 좋은 말이었으나 

집으로 헤어지는 그 순간의 '안녕'은 너무나도 싫은 단어였다.

헤어지는 날에 용기를 내어 얘기했다.

'안녕'이란말은 좋지만 너가말하는 안녕이라는 말은 너무 싫다고.

늘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하는 말 같다고.

남자는 그저 웃음을 지었고 헤어짐을 맞이했다.



그러나 어느순간 나는 그 다음사람에게 그남자가 했던 말 그대로

'안녈'이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헤어짐을 맞이하게 된 그 순간에도 남자는 내게 말했다.

네가 말하는 '안녕'이라는 말은 늘 언제나 떠날준비가 되어있는 사람같아서 

그 말이 참 싫었다고.



충격이었다.

그리고는 내가 상처받지않기위해 그대로 그 전사람을 답습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남자도 그 전사람에게 그 말을 계속 들으면서 지내왔을지도.

그래서 다시는 그러한 것들을 답습하지 않기로 했다.

내 상처 받지않기의해 내 상처를 남에게 전가하는 것만 같아서.




나는 보름달과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한다. 

보름달과 비가 오는 날에는 나를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소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소나무를 보면 그사람이 생각난다.

무언가를 보면 특정의 인물들이 생각난다.

슬프기도, 한편으로는 아직도 내기억속에 남아있는 인물들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고 마음을 안도해하기도 한다.


여기는 바다도 눈도 소나무도 바람도 갈매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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