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2015. 8. 25. 17:54- Monologue



"너의 미온적인 태도에 나는 화가 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도통 모르겠고."

어쩌면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적극적이지 않았고, 저만치 떨어져서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관심이 없어서 방관하고 있던 것도 아니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싶었고, 조금 더 신중하고 싶었다.

나는 단지 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어느 네티즌이 쓴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내마음을 얘기하는것 같아서. 전적으로 공감이 갔다.


" 뭘 하든 관심 없잖아.
늘 나몰라라 하잖아.
도통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

방관이 아니라
관망이 아니라
신경을 안쓰는게 아니라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게 싫어서
편파적 성향이 강한 주관적이 되는게 싫어서
한발짝 떨어져 보면 객관적이 될수 있을 테니까
조금더 진중하고 조금더 정확한 시선으로 보고싶었다.

나도 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그러나.
늘 내뜻대로 되는게 아니기에.
나는 관망하는 사람이 되었고 이제는 그것이 진실인것마냥 나도 내가 관망하는게 나라고 여겨졌다.

그렇게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으로 나를 감싸안아
속을 모르는 사람으로, 관심없는 사람으로, 상처받지 않고 주지 않으며 나를 보호했다.

헤어나올수 없을까봐
헤어나오기 싫을까봐
그러다 꼬르륵 가라앉아 더이상 나올수 없을까봐
그러다 다시는 그 자리로 들어갈 수 없을까봐
아문 상처에 다시 상처가 생겨 흉터가 지고 아물지 않을까봐


결국 망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으나
결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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