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후쿠오카] 2. 시오유나기노토->컴포트구로사키

2016. 1. 1. 18:41- take a trip


그 전날 밤샘근무와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의 긴장때문이었던 듯 8시에 잠에 들고서 

새벽 내내 비와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따뜻하게- 기분좋게 6시에 기상- 

조식이 준비되어있다는 얘기를 듣고 내려가서 내 식사가 차려져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2명,3명씩 와서 조근조근 조잘조잘, 화기애애 하며 먹는데 나만 혼자 덩그러니 ㅋㅋㅋㅋㅋㅋ

미처 밥상을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참 정갈했는데 - 먹는 방법을 모르니 이거 참 눈치가 보여서 ㅋㅋㅋㅋ

그래도 맛있게 냠냠 배부르게 냠냠 바다보면서 조식먹기



그렇게 아침을 먹고 유카타 곱게 차려입고 총총총 료칸에 온천하러 고고고 


온천을 하고 있으면 보이는 것은 전부 바다였고, 해수온천이어서 그런지 짰다ㅋㅋㅋㅋ

아침일찍 하는 온천이라 그랬던가, 아무도 없어서 온천에는 나혼자 뿐. 왠지 오롯이 혼자인 기분이 묘하고 좋았다.

비는 추적추적 오는데 그 비가 싫지 않았고, 눈이 펑펑 내리면 더 좋았겠다 -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나중에 들어온 아주머니 한분이 되게 조용조용 조신조신하게 스미마셍을 연발하며 내 옆에 자리를 잡고, 들리는 소리라고는 파도소리, 떨어지는 빗방울소리.



온천을 다 마치고 구로사키역으로 가기 위해 체크아웃을 하고 역까지 호텔측에서 차로 데려다주는 감사까지 ;^)

잊지못하는 시오유나기노토 호텔이었다.

북큐슈레일패스로 당당하게 지하철들어가서 스미마셍..구로사키에끼가...라고 하면서 구원의 눈망울 보여주니 금새 몇번으로 가라고 알려주는 친절함까지 ㅋㅋ

영어 못해도, 일본어 못해서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비는 계속 오고,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너나 할것 없이 너무너무 조용하고, 이런날에는 음악도 듣지 않고 

그저 그 공간안에서 버터처럼 녹아들어 온전히 그 여행지에 스며들어 느끼는게 최고의 낭만이었다.

누구하나 방해하지 않고, 누구하나 전화통화도 하지 않고, 조용하게- 담담하게- 가벼운 목례인사까지.

서울의 지하철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괜히 내가 하는 전화통화가 눈치가 보여 더 작은 목소리로, 얼른 통화를 끊을 수 밖에.




구로사키역에 가는 동안 점심이 되는 시간이었기에, 짐도 많고 해서 점심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들어갈 심상으로 모지토 역에 들러서 구경좀 하다가 가기로 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급 추워져 너무너무 추워져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M언니가 한국에서 서칭으로 찾아준 야키카레를 먹으러 들어갔다.




저기보이는 커리혼포. 

2층인데 자리는 되게 좁았지만 사람이 엄청 많았다. 여기도 2인,3인이 와서 먹었지만 이제 혼자먹는 것은 남부럽지 않게 잘 할수 있어서

능숙하게 시키고 열심히 먹었다. 카레에 치즈와 계란과 고기를 넣고 오븐에 구웠다는데 와- 진짜진짜 맛있었다. 

비도오고 배도고프고 으슬으슬한데 너무너무 든든히 잘먹고, 모지토 역 주변과 그 근처 항구를 구경하다가 컴포트 구로사키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급몰려오는 피로와 으슬으슬, 갑자기 열이 오르기 시작하더니 주체할수 없이 피곤이 몰려왔다.

이러다가 열나서 귀국 못하는거 아닌지- 까지 걱정이 드는 찰나, 열을 좀 빼자-라는 생각에 맥주 반캔 마시고 땀 쭉 빼고 잠이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