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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후쿠오카] 1. 3박4일간의 혼자만의 여행
첫 해외여행이 친구들과의 필리핀 세부여행이었고 혼자만의 여행이 프라하,독일 그 뒤로 쉴새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면서 여행이란 단어조차 생각하지 못했었다. 침대 머리맡 위에 붙어있는 세계지도만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내 언젠가 기필코 세계일주를 하고, 내가 지나왔던 나라들을 표시하면서 추억을 회상해야지- 하는 기고만장했던 다짐들을 접어둔 채 - 친구들과 시간 맞추지도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가고 혼자 다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즈음역시 내 여행은 즉흥이구나 싶었다. 프라하 여행때도 급하게 결정한 여행으로 탄탄한 준비가 아닌, 여차저차해서 가게 된 여행이었는데역시나 이번 일본여행도 몇일만에 결정해서 급하게 티켓끊고 틈틈이도 아닌, 달랑 소책자 하나 들고 그냥 냅다 지른 여행이기에 이도 저도 아니지만 그냥 아무 생..
2016.01.01 -
서른과 열여덟
서른이 보름앞으로 다가왔다. 스물이 되기 2년 전인 열 여덟살에는 그 나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고, 내 인생의 제 1의 황금기라 생각했다. 그 나이가 지니고 있는 고민들이야 다양했겠지만 지금처럼 사는 것, 인생에 대한 것,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것 등의 고차원적인 고민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에 나름 제일 행복한 시기라 생각한다. 물론,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내가 살아온 방향, 앞으로 살아갈 방향, 내가 함께할 사람 등등 너무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고뇌가 한층 더 깊어져 현재의 행복을 조금 가리워져 있는 듯 해서. 후쿠오카에 3박4일 홀로 여행을 하면서 버스, 지하철, 열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가 어른이라 칭하는 사람들은 어느하나 웃는 사람도, 시끄럽게 얘기하는 ..
2015.12.12 -
8.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줄리언반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난 후 충격과 함께 다시 첫페이지로 돌아갔다. 이 책을 읽는 수많은 독자가 모두들 그럴 것이다. 모든사람들은 기억을 안고 산다. 사실의 기억과 흐릿한 기억. 내가 생각하는 기억과 타인이 생각하는 기억. 내가 기억하는것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과 사실과 전혀 다른 것을 내 기억이 사실인 것마냥 다르게 기억하는 것은 어떤 차이일까. 사람의 기억이 얼마나 많은 오류의 범주 안에 포함되어있는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시간 속에 살아가며 기억을 지배할 수 있다 여기겠지만 기억에조차 없는 기억과 사실과 다르게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그 기억의 오류가 어떤 것을 만들어 내는지 안다면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당신의 과거 속 한순간 행동이 그저 실수라고 생각하고 단순..
2015.11.17 -
7. 수영하는사람 - 추자방크
어른이 되면, 저 수영하는 사람들처럼 슬픔에 익사하지 않는 법도 배울 수 있을까? 카타는 엄마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아버지가 자그마한 상자 속에 넣어둔 사진 속의 엄마가 다다. 식탁 위에 늘어놓고 몇 번이고 뒤적거리던, 아니 영원히 그럴 것만 같던 사진들. 그리고 또 기억나는 건 여름이면 마당에서 머리를 말리던 엄마. 그런 엄마를 나무라던 아버지. 엄마는 한 번도 아버지 말을 어기거나 토를 달지 않았다. 대신, 엄마는 아버지를 떠났다. 작별 인사도 없이, 새벽녘 일을 하러 안개 속을 뚫고 가던 그 모습 그대로. 아버지는 말이 없다. 아버지에게선 늘 담배 냄새가 났다. 아버지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나중에 그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달리던 다른 모든 남자들에게서 맡을 수 있었던 그 냄새. 아버진 방이 ..
2015.11.15 -
"나는 객관적이다?"
가끔가다 한단어 한단어 곱씹을때, 그 단어가 갑자기 낯설어지기도 하고, 괴리감이 들기도 하며, 싫어지기도 한다.오늘의 괴리감의 단어는 "나는 객관적이야" 라는 말. 객관적. 주관적초중고 10년에 대학 4년까지 14년을 교육을 받아오면서 단 한번도 "객관적, 주관적" 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았거나 배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늘 언제 어디서나 이 단어는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늘 입에 담으면서 생활화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객관적: objective1.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하는. 또는 그런 것. 2. 세계나 자연 따위가 주관의 작용과는 독립하여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또는 그런 것. 주관적: subjective자기의 견해나 관점을 기초로 하는. 또는 그런 것. 객..
2015.10.14 -
달은 알까.
노을이 지다. 어스름해지다. 어둠이 깔리다. 달이 뜨다. 길을 나서다. 밤하늘을 보다. 달이 반기다. 눈물이 나다. 이유는 모른다. 아닐지도 모른다. 이유없는 이유는 없다. 꿈일지도 모른다. 울고싶은 마음을 대신하다. 꿈에서 실컷 울어주다. 그리고는 조금더 강해지다. 강해지는 건지 강한척하는건지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2015.09.27 -
무제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묻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지, 사랑의 끝은 어딘지, 슬픔을 주체할 수 없을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이 가는 기준이 무엇인지, 사람이 사람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당신에게, 당신은 나에게 어떤의미인지 소용돌이치는 감정들 속에서 정작 믿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장 치명적이고 심오한 얘기들까지도.
2015.09.10 -
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너의 미온적인 태도에 나는 화가 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도통 모르겠고." 어쩌면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적극적이지 않았고, 저만치 떨어져서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관심이 없어서 방관하고 있던 것도 아니었다.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싶었고, 조금 더 신중하고 싶었다. 나는 단지 망치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어느 네티즌이 쓴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내마음을 얘기하는것 같아서. 전적으로 공감이 갔다. " 뭘 하든 관심 없잖아. 늘 나몰라라 하잖아. 도통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 방관이 아니라 관망이 아니라 신경을 안쓰는게 아니라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게 싫어서 편파적 성향이 강한 주관적이 되는게 싫어서 ..
2015.08.25 -
울부짖는 하늘
하늘이쪼개진다. 쩍쩍 소리를내며 울부짖는다. 번쩍번쩍하며 소리를낸다. 울부짖음인지 노여움인지 모를 소리들. 그리고 쏟아지는 결과들. 잠을깨우고 놀래키는 하늘이 무서울법한데 벌벌떨고있을 사람이생각나는 가운데 오늘은 이 소리들이 마음을 후벼판다. 하늘이 오열하는것 같아서. 화를 내는게 아니라 주체할수 없음 슬픔을 내뱉는것 같아서. 어두워지는 날씨 또한 마음을 내비치는 것 같아서. 하늘이 번쩍번쩍 쪼개진다. 구르르릉 우르르릉이 아닌 쩌억쩌억쿠쾅쾅쾅. 내리는 비마저, 짙은 어둠마저 오늘은 슬프다. 그 오열도, 울부짖음도 잠시왔다가는거라 아무도 알아주지 않겠지. 그저 왜그러나 싶겠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2015.08.08